올 이즈 로스트 (All is lost, 2013) :: 인생의 회전목마


지극히 사적인 개인 점수 8.9 / 10

(영화와 무관한 일을 하고, 그냥 영화를 즐겨보다 영화관의 VVIP등급 고객이 됐을 뿐이며, 전문 리뷰가 아니고 간단한 감상평이에요)

로버트 레드포드의 원맨쇼 + 대사도 몇 마디 없는 그의 심정을 대변하기에 적절했던 OST음악

이것만으로 탑 클래스 재난 영화 중의 하나라고 생각한다. "라이프 오브 파이"와 큰 줄기는 좀 비슷한데 바다에서 생존해 나가는 주제가 비슷하기 때문이며, 그에 비해서 볼거리는 적지만 좀 더 리얼하고 진정으로 심리묘사를 잘한 영화라고 기억한다. 철저히 1인 영화이기 때문에 "투머로우" "2012" 같은 그러한 스케일 있고 볼거리 많은 류의 재난 영화는 더더욱 아니다. 

국내에서는 사실상 개봉을 안한거나 마찬가지였기 때문에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상도 여럿 받은 작품이다. 당시 아트하우스관에서 보았다.

주인공인 명배우 로버트 레드포드는 요트여행을 즐기는 은퇴자(?)로 보인다. 유럽/일부 북미 등에서는 열심히 일해 번 돈으로 고급 요트를 사서 부부가 요트에서 몇 년씩 살며 돌아다니는 여행자들도 자주 보일 정도로 요트를 즐긴다. 

레드포드의 경우 혼자서 요트여행중이었다. 아마도 철저하게 1인의 심리를 묘사하려고 한 것 같다. 

처음에 회상 형식으로 독백을 몇 마디 하고나면, 레드포드는 영화가 끝날때까지 다른 대사를 하지 않는다. 그저 갑작스런 사고로 요트가 침몰할 위기에 몰리면서 이에 대처해나가며 때론 강해졌다가 때론 약해졌다가 하는 개인의 극한 상황에서의 심리를 표정, 행동으로 그저 떠올리게 해줄 뿐이다.

갑작스런 사고로 즐거운 여행은 커녕 죽을지도 모르는데 무슨 말이 필요하겠는가? 더군다나 혼자있는 상황인데. 그냥 맞닥뜨린 위험한 상황에서 극복하려 노력하는 수 밖에 없을거다. 

"라이프 오브 파이"에서는 호랑이와 함께였고 친구삼아 이야기를 나눴다지만, 이 영화는 정말로 혼자다. 

다양한 방법을 짜내 극한 상황에 저항해 보지만, 점점 더 상황은 나빠져 가고 결국은 그나마 가지고 있던 것들마저 하나씩 바다에 헌납하고 만다. 힘든 상황에서 허우적거릴 때는 아무리 발버둥쳐도 더 악화되는 상황이 많을 것이다. 

정말이지 최선을 다해 살려고 노력해도 어려운 너무나 힘든 순간에 가서야 주인공은 한 마디 욕을 시원하게 뿜어낸다. 

이 대사 한 마디로 인해 이 영화는 내게 몇 년을 기억되게 만들어주었다. 

그리고 또 최선을 다해 노력하지만 악순환은 계속되고..체념하고 다 포기하는 순간 오히려 긍정적인 결과가 나타나기도 한다. 

그래, 살면서 힘든 일이 많더라도 그때마다 어찌 다 불평하면서 살까. 그저 묵묵히 참으며 때론 긍정적인 마음으로 인내하며..그러다 정말 하다하다 안되면 한마디 시원하게 내뱉어주고 다시 시작해야지..
오히려 모든 것을 포기하면 차라리 마음이 편해질 때가 있지 않은가? 더 나빠질게 적은 상황에서는 결과도 더 좋아지고.

그런 메시지를 전달받게 되는 영화였다. 

복잡하지 않은 간단한 스트링 소리로 만든 OST음악도 정말 내가 바다 한 가운데에 혼자서 작은 요트 하나로 혹은 구명보트 하나에 의지해 어둔 밤을 지샌다면 느낄 그런 심정을 잘 나타내 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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